소풍(2023)은 남해를 배경으로 70대 은심, 금순, 태호의 친구 간의 우정을 다룬 영화로 10대 중학교 시절의 추억을 함께 하며 60년이 지난 인생황혼기에 친구들로 인해 마음 따뜻해하는 드라마이다. 그리고 세 사람의 마지막 소풍이야기가 펼쳐진다.
소풍의 줄거리
소풍의 줄거리는 70대 여성 은심(나문희)이 60년 만에 단짝과 여행하고, 고향을 찾고 첫사랑을 만나는 이야기이다. 은심에게는 아직도 사업실패로 손을 벌리는 아들이 있다. 이번에는 아예 가족전체가 짐을 싸들고 은심의 집에 쳐들어 왔다. 아들의 문제로 머리가 아프지만, 은심에게는 그보다 더 큰 고민이 있다. 자신이 파킨슨병 초기라 약을 먹고 있는데 앞으로 더 심해질 손떨림과 스스로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병이 진행될 것에 대해 두려움이 있다. 꿈에 자꾸만 돌아가신 엄마가 나온다. 그러던 중 10대 시절 단짝이자 사돈지간인 금순(김영옥)이 서울로 찾아온다. 금순도 남모른 근심을 안고, 건강이 그나마 있을 때, 걸을 수 있을 때 보고 싶은 친구들을 만나보려고 친구들을 찾아다닌다. 은심은 금순에게 여행을 떠나자 하며 결국 고향 남해 금순의 집에 도착한다. 60년 만에 오는 고향이라 낯설고 리조트 개발반대로 시끄러웠으나, 10대 때 은심을 좋아해 좇아 다니던 태호(박근형)를 만남으로 어린 시절의 기억이 어른거린다. 셋은 또 다른 친구 청자를 찾아 부산에 있는 요양원에 함께 간다. 치매에 걸린 청자를 요양원에 맡기고 아들 가정은 이민을 가버렸다. 침대에 묶여 있는 친구 정자의 모습에 셋은 충격을 받으며, 고려장이 따로 없네 하며 한탄한다. 여기는 집이 아니야 숨을 쉬고 있어도 사는 게 아니야 하며 정신이 온전할 때의 정자의 안타까운 하소연에 가슴 아팠지만, 케이크를 양손으로 마구 휘저으며 허겁지겁 먹는 모습에 너무 충격적이라 모두 할 말을 잃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내내 침묵이었다. 이후 은심, 금순, 태우 셋은 바닷가를 거닐며 추억에 잠기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이렇게 남은 여생 친구들과의 우정을 쌓으며 재미있게 즐겁게 살자고 얘기한다. 하지만 머지않아 태호는 뇌종양이 악화되어 먼저 세상을 떠난다. 금순도 허리병이 도져 움직일 수 없게 되고 대소변도 실수하게 된다. 은심은 금순을 도와주고자 하나 자신의 몸도 온전치 않아 바로 도움을 줄 수가 없어 당황되고 절망스러웠다. 은심과 금순은 소풍을 가자고 한다. 마지막을 준비하며 집을 정리, 청소하고 깨끗이 목욕한다. 재산은 다 정리해 아들이 찾을 수 있도록 통장과 도장을 남겨둔다. 둘은 어린 시절 소풍 가듯 김밥을 싸서 준비하고, 높은 바위를 힘겨이 올라가 정자에 다다른다. 그곳에서 젊은이들이 사진 찍는 모습을 보며 잠시 10대 시절을 추억한다. 그리고 이윽고 바다 절벽 끝에 선다.
영화 리뷰
잔잔하게 흐르는 배경화면과 60년 만에 만난 오랜 친구들간의 우정을 그린 스토리가 참 정감이 갔다. 하지만 아직도 노모들에게 손을 벌리는 은심과 금순의 아들들을 볼 때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그들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사업실패와 자기 자식 캐나다 유학을 위해 노모의 마지막 집까지 담보 잡아 대출해 달라는 은심의 아들, 아내와 아이들이 아파트에 한번 살아보고 싶어 한다며 고향집을 팔고자 리조트 건설 찬성에 앞장서는 금순의 아들 또, 치매에 걸린 노모를 요양원에 내팽개치듯 버리고 간 청자의 아들... 자식을 위해 헌신한 부모세대와 달리 그 사랑을 받으며 자란 영화 속 아들들의 모습은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이 가득하게 했다. 노년의 우정과 새로운 활력들은 참 좋았는데, 내 의지와 상관없이 어쩔 수 없이 찾아오는 노년의 신체적 제약과 통증, 병은 따스한 오렌지빛 햇살과 푸른 하늘을 금세 회색빛 먹구름으로 잔뜩 망쳐버리는 기분이었다. 오늘날 100세 시대를 얘기하며 장수를 꿈꾸지만 , 건강이 따라주지 않는 장수는 축복만은 아닌 듯하다. 그래도 영화의 주인공들은 인생을 소풍 하듯 잘 지낸 것 같다. 비록 속 썩이는 아들문제, 내 맘대로 따라주지 않는 건강문제가 있긴 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영화의 마지막 부분은 개인적으로 정말 충격적이었고 안타까웠다. 생각과 관점의 차이는 있겠지만, 왜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것을 담담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표현했을까? 나는 무서움에 떨고 있는 은심에게 뛰어가 다시 한번 사는 것에 용기를 내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들에게 비록 나이 들어 늙고 병들어 고통스럽고 때론 정말 보이고 싶지 않은 추한 모습을 보여 인간의 존엄성이 흔들릴 때도 있겠지만 끝까지 용기 내어 살아내 달라고 간곡히 부탁하고 싶었다. 어떤 상황에도 생명은 너무나 소중하다고 생각하기에 영화의 결말은 너무나 마음이 무거웠다. 영화의 백미는 배우들의 연기였다. 은심역의 나문희와 금순역의 김영옥, 태호역의 박근형 모두 관록 있는 배우들로 그들의 캐미와 연기력 모두 훌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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